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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오리씨

28화. 안녕, 안녕, 안녕.

연애 좋지, 재밌지, 따뜻하지.
하지만 굳이 둘이 되기 위해 혼자로도 온전한 지금의 평화를 깰 마음이 없음.
 

 


2022 ver.

[안녕 오리씨 다시그리기] 28화. 안녕, 안녕, 안녕.

 

기록을 해 놨으니 다시 마음을 돌아볼 수 있네.
2017년의 나는 헤어지고 많이 힘들었구나. 갑자기 온 이별이 너무 아파서 애썼네. 고생했네, 나.
2022년의 나는 굳이 연애를 하지 않아도 홀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걸 안다.


연애, 결혼, 임신, 출산, 육아가 인생의 다음 단계가 아니라 그저 선택이기 때문에.
"당신은 결혼을 하지 않았으므로 인생 레벨을 더 이상 올릴 수 없습니다"

인생은 이런 시스템이 아니다.
그저 갈림길의 연속일 따름이다.

둘이 만나 할 수 있는 연애 단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에 마음을 다 쏟아 봤기에 전혀 후회가 없다.

그래, 어쩌면 어느 평행우주의 나는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잘 살 수도 있을 테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을 사는 나는
1인분만 오롯하게 책임지는 지금 삶을 사랑하기에.
에너지 총량이 생각보다 크지 않기에.
지금 삶의 루틴함을 지키고 싶다.


고사리박사 작가님의 웹툰 <극락왕생> 속 대사를 함께 읽어보고 싶어 적어둔다.


"외로운 건 힘드니까 연애나 결혼이 꼭 필요한 거라고.
그래서 나도 꼭 해야하는 거라고. 그땐 그렇게 생각했어요.
다만 제가 의심하게 된 건, 사람이 과연 사람의 본질적인 외로움을 해결해줄 수 있냐는 거죠!
같이 있어도 우리는 각자의 우주에서 외로울 수밖에 없는데...
(...)
버티기 위해 내가 아닌 걸 사랑하면 안 되는 거 같아요.
내가 아닌 건...
날 계속 지탱해줄 수 없으니까."
-고사리박사, <극락왕생> 중 자언의 대사.



+ + +
"아이 참, 우리 오리씨가 좋은 사람을 못 만나서 그렇구나, 내가 꼭! 소개를 해 줘야겠구나!" 하는 분들을 위해
제 이상형을 안녕 오리씨 25화. 명절은 언제 없어지나요?에 자세하게 적어 두었습니다. 참고해주세요 ^^
마지막 항목이 제일 중요해요!

 

 

2017년 10월 25일의 이야기를
2022년 11월 13일에 다시 쓰고 그림.

 


 

이별은 언제나 익숙해지지 않아서 힘들다.

 

2017 ver.

 

[회사원 오리씨 28화] 안녕, 안녕, 안녕.


 

We've broken up.

환절기라 다행이다. 눈물 따라 나오는 콧물 덕분에, 알러지 때문이라고 핑계를 댈 수 있잖아. 

사실 알러지가 아니라, 마음이 아파서 그래요.

 

전해지지 않은 마음들이 이제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함께 부르고 싶던 노래들이 이제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해하지 못할 상황에 희망을 걸고, 만약을 상상하는 미련한 짓에 더이상 마음을 쏟지 않을 것이다. 

 

행복했길 바랐다가, 산이의 '불행했음 좋겠다'나 이정현의 '잘먹고 잘살아라'를 들려주고 싶다가, 구질구질해도 후회 남지 않게 아예 매달려 봤어야 했나, 왜 변했느냐고 화를 냈어야 했나, 멱살이라도 잡고 드잡이를 했어야 했나, 욕이라도 실컷 해줬어야 했나, 드라마처럼 물을 얼굴에 끼얹었다면 속이 시원했을까 상상했다가, 내가 서운하게 했던 것들과 미안했던 순간을 세어보다가, 둘이서 만드는 관계인데 나 혼자서 원인을 찾는 것은 미련한 짓이라고, 더이상 안할거야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가.

마음이 떠난 사람에게 나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거란 걸 새삼 깨닫고 또 화가 났다가, 울고 싶었다가, 아무도 듣지 않는 것처럼 소리치고 싶다가, 다시 모두 지나가고 그저 행복했으면 좋겠다가...

 

하루 종일 몇번씩이나 롤러코스터를 타는 마음.

부디 평안을 찾기를. 

 

“행복해져야지, 행복해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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