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리씨 54화] 접점
한때 우리는 절친한 친구였다.
그리고 지금은 인스타그램 게시물과 '좋아요'로만 소식을 알고 지낸다.
댓글은 혹시 부담스러울까 싶은 마음에 달지 않는다.
물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로 친구의 삶을 꾸준히 구독하노라면, 그 옛날 사소한 이야기까지 나누던 그 때와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최소한 겉보기에는 말이다.
함께이던 시간은 지나갔고.
다시는 그 접점이 생기기 어려우리라는 것을 안다.
한 번 만난 선은 다시는 교차하지 않는다.
두 번이상 교차하게 된다면 그것은 각자가 그리는 도형에서 선이 방향을 바꾸었을 때일 테니.
서른은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지만 <서른 즈음>의 가사처럼,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점점 멀어져"가고,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싶은 그런 날들.
어느날 퇴근길,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선우정아의 <그러려니>를 듣는데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만나는 사람은 줄어들고,
그리운 사람은 늘어간다.
끊어진 연에 미련은 없더라도,
그리운 마음은 막지못해.
잘 지내니
문득 떠오른 너에게
안부를 묻는다
잘 지내겠지
대답을 들을 수 없으니
쓸쓸히 음 음
그러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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